김보람은 영상, 사운드, 설치, 퍼포먼스, 모바일 기기 등의 매체를 사용해 다양한 공간에서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. <로맨스와 무용담 (2014)>의 경우, 공연장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외부 코너 공간을 위해 만든 설치 작품이었으며, <57.2도 기울어진 지형(2015)>, <무제의 산(2015)>, <무제의 열차(2016)>는 도심 속 거리(대학로)와 건물(서울 시청), 열차(지하철 4호선)를 무대 삼아 영상, 3D 입체 사운드로 공간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는 이동형 퍼포먼스 관찰극이었다.
이번 개인전 <기생하는 구조들>은 ‘전시 보기’에서 흔히 쓰이지 않는 조건들로 전시를 구성한다. 관객은 전시장에 놓인 작품 그 자체에 집중하거나 과거 작업과의 연결점을 찾는데에 방해 받는다. 김보람은 다양한 층위의 해석이 가능한 오브제(구조물)과 다양한 비물질적 요소(사운드, 기호)를 활용하여 관객을 새로운 동선으로 이끌며, 전시장 내/외부, 이웃 공간(거리, 서점, 카페, 사무실)을 거닌다. 관객은 이동하며 전시장 안과 밖의 관계를 살피고 외부의 시선으로 전시장을 관찰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