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 Vast in Z (2022)는 실시간 창문 밖 사람들의 걸어가는 모습을 전시 공간 안에 드리우고 사라지는 그림자로써 추상한다. 실체가 없는 그림자는 거리 위 사람들의 표정, 생각, 이름 등으로 부여되는 개별성을 배제한 채 오늘 날 도심 속 현대인의 고독, 익명성 그리고 타인과 구분되지 않는 유사성을 상기시킨다. 사람들의 걸어가는 패이스(pace)와 방향성에 따라 전시 공간 안에는 어둠과 빛, 즉 밤과 낮의 교차가 그려지며, 오늘 날 인간 사회가 자초한 가속도 시대의 혼란한 시간성을 제시한다. 미지의 A 지점에서 Z 지점 사이 끊임없이 걸어가는 광활한 삶에서 우리는 지금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?